바르게 사용하기 프로젝트(재개발지역 빈집 청소하기)
현대인의 생태환경인 도시에서 재개발이라는 주제는 어느때 인가부터 거대한 화두이자 손쉬운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. 이전에는 유효했으나 현재에는 유효하지 않은 이 거대한 도구에 대해 도시에 사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유(思惟)하지 않을 수 없었다. 프로젝트 “바르게 사용하기” 는 그런 현재와 내일의 연속이라는 지속성에 대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과정 중심적인 작품으로 관람자와의 직접 참여로 공동체가 사유할 수 있는 예술적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.
본 전시는 2018년 대구의 재개발 중인 장소에서 진행한 작업의 결과물이다.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도움으로 재개발지역을 찾을 수 있었고 작업공간을 선정하기 위해 리서치를 진행하였으며 봄부터 시작한 작업을 통해 본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.
버려진 집들과 남겨진 집기들 그리고 무너진 건물을 잔해들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준다. 처음에는 없었을 계단 중간의 비탈은 전문가의 솜씨가 아닌 듯하지만,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또 처음 집을 만들었을 때와 달리 저 비탈이 있어야 하는 누군가에 대해 상상하게 한다. 여러 개의 유리그릇, 그 크기와 종류 그리고 개수 등은 가족의 인원수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어머니의 방편을 그려보게 하고 커다란 고려청자를 닮은 도자기는 집주인의 취향과 위치를 떠올려 보게 한다. 어떤 이유에서든 버려진 그릇 그중에서도 한 부분들이 부족한 이 물건들은 남겨진 이 지역의 건물들과 꼭 닮았다. 어제까지는 유일한 나의 도구였지만 효율성의 문제로 혹은 투자가치로 판단한 집단에 의해 아니면 또 다른 알지 못하는 어떤 것에 의해 이곳은 더 이상 쓸 수 없는 물건으로 정해졌고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을 작품은 담고 있다.
본 프로젝트는 청소할 빈집을 선정하고 정해지면 들어가 먼지와 소품을 수집하고 청소를 시작해 거기서 나온 잔해들을 중앙에 모아 정 육면체의 형태로 쌓는 걸로 끝나는 형식의 작업이며 전시장에서는 사진과 가지고 온 먼지로 복원한 소품, 청소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상영해 관람하는 형식이다.
본인은 본 작업을 통해 도시라는 도구의 지속 가능함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지기를 원한다. 그것은 인간의 지속 가능함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.
※ 본인은 인간의 삶과 세상의 관계,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그 표현방식으로 인간의 생산물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를 몸에서 떨어져 나간 탈각 물을 원형으로 재현하고 보관하는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.
비정형의 숲3
대구 예술 발전소
다목적 홀
2018년 개인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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